카테고리 없음

양평 용문산 : 왜 욕문산 이라고 하는지 알겠어요

배낭녀 2025. 3. 23. 18:22

✅ 용문산 기본 정보

✔️위치: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해발: 1,157m (정상은 가섭봉)
✔️ 특징:
    *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산.
    * 산세가 웅장하며, 가섭봉을 중심으로 도일봉, 장군봉, 백운봉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특징.
    * ‘경기도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을 가질 만큼 수려한 경관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룸.
    * 용문사와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약 1,100~1,500년 추정)가 유명.
    * 난이도: 중상~상급 (코스에 따라 다름, 가파른 오르막과 바위 구간, 계단 등이 많아 체력 소모 큼).

✅ 주요 등산 코스

✔️용문사 코스 (제1코스)
    * 경로: 용문산관광단지 → 용문사 → 마당바위 → 가섭봉(정상) → 원점 회귀
    * 거리: 약 10~11km (왕복)
    * 소요 시간: 약 6시간 (휴식 포함)
    * 특징: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용문사 은행나무를 감상하며 시작. 계곡길(용각골)과 능선길 선택 가능. 가파른 너덜길과 계단이 많아 힘들지만 풍경이 아름다움.
    * 난이도: 상급

✔️상원사 코스 (최단 코스)
    * 경로: 상원사 600m 전 임도 → 능선길 → 가섭봉(정상) → 원점 회귀
    * 거리: 약 8.1km (왕복)
    * 소요 시간: 약 4시간 (빠르면 3시간 30분 가능)
    * 특징: 용문산 최단 코스로 추천됨. 주차비가 없고 비교적 완만한 초입 계곡길을 지나 능선으로 연결. 여름철 계곡에서 물놀이도 가능.
    * 난이도: 중상급

✔️장군봉 경유 코스
    * 경로: 용문산관광단지 → 용문사 → 마당바위 → 가섭봉 → 장군봉 → 상원사 → 원점 회귀
    * 거리: 약 11~12km (왕복)
    * 소요 시간: 약 6~7시간
    * 특징: 정상에서 장군봉(1,065m)을 추가로 방문. 하산 시 상원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경로가 인기.
    * 난이도: 상급

✔️백운봉 경유 코스
    * 경로: 용문산관광단지 → 용문사 → 가섭봉 → 백운봉 → 새수골
    * 거리: 약 12~13km (왕복)
    * 소요 시간: 약 7~8시간
    * 특징: 장거리 종주 코스로, 체력과 시간이 넉넉할 때 추천.
    * 난이도: 상급

청량리역에서 용문역까지 무궁화호도 있고 ITX-새마을호도 있어요. 시간은 각각 37분과 41분으로 무궁화호가 약간 빠른데 가격은 3800원과 5600원으로 무궁화호가 싸요. 우리는 집에서 전철로 청량리역까지 한 시간, 그리고 무궁화호를 타고 용문역으로 갔어요. 어린이는 1900원.

용문역에 내려서 택시를 탈 계획이었지만, 역사를 나오자마자 식당 사장님들이 호객을 했어요. 등산로 입구까지 승합차로 태워주는 대신 하산해서 그 식당을 이용하는 조건. 우리 일행은 내 아들을 포함 8명이었기 때문에, 택시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라 식당차를 타기로 하고 상원사 주차장까지 갔어요. 용문산은 1157m이고 상원사까지 차로 갔으니 해발 488m에서 출발인 셈.

용문역 식당 사장님이 등산을 앞둔 우리 일행에게 주신 정보는 이랬어요.
첫째 "아이에게는 좀 힘들 것이다."
둘째 "하산까지 7시간 정도 걸린다."
셋째 "가을 단풍 들고 하면 풍경이 괜찮다."

식당주인이 주었던 세가지 정보는 등반을 마치고 나니 아 이런 말이었구나 싶어요.
첫째, 왜 용악산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위가 많았어요. 결론적으로는 아이를 데려오기 썩 적절한 산이 아니었습니다. 마주친 등산객분이 "다른 산도 아니고 용문산에를 같이 왔어?" 하고 묻고 가기도. 그래서 욕문산이라고 하나보다.
둘째, 우린 5시간을 상정하고 갔지만, 6시간 30분이 걸렸어요. 제 아들은 거의 제일 앞서 나갔기 때문에 아이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 건 아니고, 바위가 많아 속도를 내기가 힘들었어요.
셋째, 가을에 풍경이 괜찮단 말은 지금은 별 볼 게 없단 말이었던 듯싶군요. 겨울산이라 많이 황량했고, 풍광이 남다른 산은 아니었어요. 그래서인지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간 따듯한 토요일임에도 등산객이 많지 않았어요.

아들은 워낙 체력이 좋으니 중도에 지칠까 봐 걱정은 없었고, 생각보다 전체적으로 바위산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 운동화에 츄리닝을 입혀온 터라 안전을 염려했는데, 제 스틱 하나를 나눠주었더니 다람쥐처럼 앞서나가며 잘 타더군요. 등산 시작하는 초입에 다람쥐 한 마리를 본 행운(아들의 표현) 덕분이었을까요.
 
시야가 좋지 않은 날이었는데, 정상에서 흐릿한 풍광을 아쉬워하는 어른들에게 7세 등산객의 말. "저는 흐릿하니까 오히려 옛날 풍경 같아 보기 좋은데요? 여기 학 한 마리를 그려 넣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아들은 미세먼지로 흐릿한 산하를 통해 한 폭의 산수화를 보았나 봐요.

11시 등산시작, 17시 30분 하산, 예매해 둔 19시 26분 기차를 그 다음편인 20시 20분 기차로 바꾸고, 우리를 드롭해 주었던 식당에서 뒤풀이를 하고 마무리를 했어요. 상원사로 올라가 매표소 쪽으로 내려와서 입장료는 안 냈는데, 성인 입장료는 2500원.
 
다음날 저도 그렇고 함께 간 어른들은 모두 팔다리가 뻐근해 앉고 일어날 때마다 아이고 아이고 하는데,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해요. 바위산을 6시간이나 오르내리며 쓴 근육들을 아이들은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는 건데 참 신기한 일이죠.
 

이번엔 먹으로 그린 동양화였지만, 미세먼지 없고 초록이 푸르른 날 맑은 수채화를 한 점 보여주러 다시 함께 나서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