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도스섬에서 페리로 12시간 걸려 새벽 3시 산토리니에 도착했어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산토리니에 도착했을 때의 그 묘한 설렘과 피로감이 아직도 생생해요.
산토리니의 모든 숙소는 새벽 픽업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제가 여행항때 40유로였고 지금은 45~50유로 정도 한다고 하네요. 저희는 돈을 아끼기 위해 2유로 요금의 로컬버스를 이용했어요. 항구에 도착하면 로컬버스가 불을 밝히며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줍니다.
한가지 꼭 필요한 팁을 드리자면, 야간에 장시간 배를 타기 때문에, 편하게 누워서 갈수있는 쇼파자리, 그리고 콘센트가 가까이 있는 자리 선점이 필수에요. 탑승 순서대로 자리를 잡으니까, 페리 출발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해 좋은 자리를 확보하세요.
트레킹: 산토리니의 숨겨진 보물찾기
산토리니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하죠? 하지만 그게 산토리니의 전부가 아니랍니다. 산토리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단연코 피라에서 이아까지의 트레킹이었어요. 번화한 피라의 거리에선 크게 감동받지 못했지만, 이아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어요.
왼쪽으로는 예쁜 하얀 집들과 상점들, 오른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 조금 더 걸어 피라의 번잡함을 벗어나면 왼쪽으로도 바다가 보이기 시작해요. 산토리니는 남북으로 길쭉한 화산섬이었고, 섬의 폭이 좁아 양쪽으로 바다가 모두 보이는 특별한 지형이랍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산토리니가 주던 고정관념은 사라졌어요. 고급숙소, 번화한 거리, 그리고 사람들이 시야에서 사라지는거죠. 검은 화산토로 이루어진 길,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 그리고 섬의 꼬리처럼 길게 이어지는 지형... 마치 다른 행성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어 온전히 자연과 나만이 존재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걷는 중간에 한국인들은 만나지 못했고, 트레킹하는 유럽인 커플들을 몇몇 만났고요. 그 길에서 아이는 우리 아들이 유일했어요.
이아: 목적지보다 중요한 여정
트레킹을 계속하다 보니 다시 하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점점 밀집되어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드디어 이아마을에 들어선거죠. 이아쪽으로 들어서게 되면 피라보다 훨씬 더 럭셔리한 숙소들이 많아져요. 처음에는 이 숙소들 테라스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약간 부러웠지만, 걸음을 계속할수록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이 여행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이고 화려한 숙소들과 그곳의 사람들은 우리의 멋진 여행 이야기를 위한 배경일 뿐인 것 같았어요. 이아 마을 끝에 도착해 세계 3대 석양 명소라는 이곳에서, 우리는 소박하게 감자칩과 맥주 한 캔으로 석양을 맞이했습니다. 그 어떤 호화로운 레스토랑의 식사보다 더 특별했던 순간이었어요.
✅ 2025년 산토리니 최신 여행 정보
✔️교통편
- 페리: 도스-산토리니 야간 페리 요금은 성수기 기준 약 65-80유로 정도. 아직도 12시간 정도 소요.
- 항구-피라 이동: 픽업 서비스는 현재 45-50유로로 약간 올랐고, 로컬버스는 2.5유로로 소폭 인상.
- 섬 내 버스: 피라-이아 버스 편도 2.5유로, 30분 간격으로 운행.
✔️숙박
- 성수기(5-9월) 기준 이아의 바다 전망 숙소는 최소 300유로부터 시작.
- 피라 중심가 숙소는 150유로부터 시작하며,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100유로 이하도 가능.
- 에어비앤비 예약 시 최소 3개월 전 예약을 추천.
✔️음식
- 레스토랑 평균 식사 비용: 1인당 20-30유로
- 현지 스낵바(수블라키, 자이로스 등): 5-10유로
- 슈퍼마켓 물 가격: 500ml 0.50유로, 1.5L 1유로
✅ 피라 (Fira) -이아 (Oia) 트레킹 정보
✔️코스 개요
- 시작점: 피라 (산토리니의 중심 마을)
- 종착점: 이아 (석양으로 유명한 북쪽 마을)
- 거리: 약 10~11km (경로 선택에 따라 약간 달라짐)
- 소요 시간: 3~5시간 (걷는 속도와 휴식 시간에 따라 다름)
- 난이도: 중간 (경사가 있는 구간과 좁은 길 포함)
- 특징: 칼데라 절벽을 따라 걷는 길, 바다와 화산 지형 조망 가능
✔️트레킹 코스 세부 경로
- 피라(Fira) : 출발점인 피라는 산토리니의 중심지로, 하얀 건물과 좁은 골목이 매력적이다. 트레킹은 피라의 칼데라 쪽 길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부터 에게 해를 바라보며 걷기 시작한다.
- 피라티사(Firastefani) : 피라에서 약 1~2km 북쪽으로 이동하면 피라티사에 도착한다. 이 마을은 피라보다 한적하며, 칼데라 전망이 뛰어나 잠시 쉬어가기 좋다. 좁은 계단과 돌길이 이어진다.
- 이메로비글리(Imerovigli) : 약 3km 지점에 위치한 이메로비글리는 ‘칼데라의 발코니’라 불릴 만큼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화산섬 스카로스(Skaros Rock)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경사가 조금 가팔라지니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 이아(Oia)로 향하는 길 : 이메로비글리를 지나면 길은 점차 한적해지고,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 위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포도밭과 작은 교회들이 눈에 띈다. 마지막 2~3km 구간은 평지와 내리막이 섞여 있어 비교적 수월하다.
- 이아(Oia) : 종착점인 이아에 도착하면 하얀 집들과 파란 돔 지붕, 그리고 석양이 기다리고 있다. 트레킹의 피로를 잊게 만드는 환상적인 풍경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트레킹 준비물
- 강한 자외선 차단제(SPF50+)와 모자는 필수.
- 편안한 워킹화와 충분한 물(최소 1.5L).
- 피라-이아 트레킹 소요시간은 보통 2시간 30분~3시간 정도지만, 사진 촬영까지 고려하면 4시간은 잡아야.
- 중간에 과일 노점과 작은 마켓이 있지만, 영업 여부가 불확실하니 미리 준비 추천.
✅ 산토리니 여행 꿀팁
✔️페리 이용 시 필수 팁
- 야간 페리 탑승 시 콘센트 있는 좌석을 선점하세요! 창가 쪽 1열과 중앙 블록 맨 앞자리에 콘센트가 있습니다.
- 담요와 목베개, 수면용 안대를 챙겨가면 좋습니다(페리에서 제공하지 않음).
- 긴 여정을 위한 간식과 물을 꼭 준비하세요.
✔️ 예산 절약 팁
- 석양 감상: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지 않아도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습니다. 이아 성벽이나 스카로스 바위 등 무료 뷰포인트를 활용하세요.
- 식사: 피라와 이아 중심가에서 벗어나면 훨씬 저렴한 식당들이 있음.
- 쇼핑: 기념품은 피라 시장보다 카마리나 페리사 같은 해변 마을에서 구매하면 30% 이상 저렴.
산토리니는 럭셔리한 풀빌라와 인스타그램 명소로만 알려져 있지만, 제게 산토리니의 진정한 매력은 그 섬이 품고 있는 경이로운 자연과 조용한 순간들이었어요. 화려한 인증샷보다 나만의 시선으로 발견한 산토리니의 모습이 더 값진 여행의 기록이 되었네요. 여러분도 산토리니를 방문하신다면, 꼭 피라에서 이아까지 걸어보세요. 그 길에서 만나는 진짜 산토리니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