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으로 아들과 다녀온 자전거 여행기입니다. 순천에는 온누리라고 서울로 치면 따릉이처럼 공영자전거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요. 저는 거기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하고 아들의 자전거를 KTX에 싣고 다녀왔어요. 자전거를 싣고 가기 위해서는 자전거 탑승이 가능한 기차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아래 정보를 참고하세요. 우리는 2박3일 일정이라 속도가 빠른 KTX를 선택했습니다. 자전거 앞바퀴를 분리하려고 준비하고 갔는데, 내려갈때는 그렇게 했지만 올라올때는 18인치 자전거라 분리하지 않고 짐칸에 실었지만 문제없었어요.
📌 무궁화호와 KTX 자전거 탑승 최신 정보
✔️무궁화호: 일부 열차에 자전거 전용 칸이 있어 예매 가능합니다. 코레일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자전거 좌석'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KTX: 공식적으로는 자전거 전용 좌석이 없지만, 앞바퀴를 분리하여 짐칸에 실을 수 있습니다. 18인치 이하 작은 자전거는 앞바퀴를 빼지 않아도 가능하나, 기차 혼잡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전거 보관: 앞바퀴를 분리할 경우 반드시 단단히 고정하고, 직원에게 미리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덕암동 그꽃길에스트하우스였는데요, 여기 추천드려요. 순천역에서 도보 5분거리에 있고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로 가는 대중교통 이용에도 편리한 위치로, 주택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아담하고 깨끗한 숙소고, 조식은 숙소 주인이 운영하는 바로 옆 카페에서 American Breakfast로 유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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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자전거를 타고 첫날과 셋째 날은 네 시간씩 쏘카를 대여했어요. 거의 대부분의 기차역에는 쏘카존이 있어서 필요할 때 잠깐 빌리면 기차여행이 가지는 동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어, 기차여행을 즐기는 저희는 자주 이용한답니다. 쏘카로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드라마 세트장을 다녀왔어요. 차창을 열고 벚꽃터널길을 달리고 뒷자석에서 아이는 노래를 불렀답니다.
순천역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한 듯한 느낌을 주었어요. 성문을 지나 들어서자 초가지붕의 전통가옥들이 반겨주었습니다. 마을 내에는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어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장독대에 항아리가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이나 마당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아이에겐 인상적었나봐요.
낙안읍성을 나와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니 드라마세트장이 나왔습니다. 여러 사극 촬영지로 사용된 세트장에서 아이와 함께 조선시대 관복과 갓을 쓰고 사진도 찍었어요. 아이는 갓이 자꾸 흘러내려 애를 먹었지만,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웠습니다. 역사 공부는 책으로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아요.
📌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드라마 세트장 최신 정보
✔️운영시간: 9:00-18:00 (입장 마감 17:00)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7세 미만 무료)
✔️체험 프로그램: 전통음식 만들기, 한복체험 등 다양한 체험
✔️민속공연: 주말 및 공휴일 하루 2회(11:00, 15:00) 진행
✔️드라마 세트장: 낙안읍성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 역사드라마 촬영지로 최근 리모델링 완료
그리고 저녁엔 순천역 명물이 된 카페 브루웍스와 청춘창고를 가봤어요. 순천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브루웍스는 빈티지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이었어요.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조명과 아늑한 분위기에 텐션이 올라가더라고요. 예전 역사 건물을 리모델링했다고 하는데, 높은 천장과 벽돌 벽면이 정말 멋스러웠어요. 맥주를 양조하는 설비도 전시되어 있는데 주말에는 양조 과정을 구경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이곳의 시그니처인 '순천 블론드 에일'을, 아들에게는 수제 과일 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지역 특산물인 매실과 쌀을 활용해 만든 맥주라고 하는데,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특별했어요.
맥주 한 잔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후, 도보 5분거리 청춘창고로 향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옛 양곡창고를 개조한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1층은 지역 청년들이 만든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수공예품부터 로컬 푸드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아들은 수제 캔들과 쿠키에 관심을 보였고, 저는 순천의 특산품을 활용한 차와 잼을 몇 가지 구입했어요. 2층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옥상 루프탑이에요. 저녁이라 순천의 야경이 아름답게 펼쳐졌는데, 아들과 함께 옥상에서 바라본 순천역의 불빛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동천의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둘째 날은 자전거를 탔어요. 순천역에서 동천 자전거길 진입까지 5분, 순천만 습지까지 자전거길로 10km가 조금 넘는 거리에요. 저는 낙조와 끝도 없는 갈대밭에 넋을 잃었고, 아들은 갯벌에 사는 게와 짱뚱어 들에 정신을 빼았겼어요. 갯벌 쪽으로 머리를 처박고는 일어설 줄을 몰르더군요. 게 천지였어요.
순천만 습지에서 다시 순천역 방향으로 8km 정도를 달려 순천만 국가정원에 갔는데요, 여기도 안에 자전거를 가지고 갈 수는 없기 때문에 주차해두고 걸어야해요. 세계 각국의 정원들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인데 풀코스로 둘러보면 네 시간을 걷는다고 해요. 저는 걷고 싶었지만 이미 20km 라이딩을 한 아들에겐 무리여서 관람차를 타고 둘러봤어요.
순천만 습지도 국가정원도 좋았고요, 더 좋았던건 옆에 강을 끼고 아들과 자전거길을 나란히 달린 경험이었어요. 사람이 많지 않아 휴대폰으로 아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틀고 달렸어요. 달리다 꽃이 예쁘면 멈춰 서고, 아들이 좋아하는 벌레들이 길가에 보이면 또 멈춰서 한참을 보면서 느릿느릿 달렸어요.
📌 순천만습지 최신 여행 정보
✔️자전거길 접근: 순천역에서 동천 자전거길 진입까지 약 5분 소요
✔️이동거리: 순천역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약 10km (평탄한 길, 어린이도 무리 없음)
✔️자전거 주차: 습지 입구에 전용 주차장 마련
입장료: 성인 8,000원, 어린이 무료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 통합권 구매 시 할인)
✔️관람 포인트: 갯벌 생태계 관찰 데크, 짱뚱어와 게 관찰 최적 시간은 간조 시간 전후
✔️소요시간: 2~3시간 (갯벌 관찰 포함)
📌 순천만국가정원 최신 여행 정보
✔️운영시간: 평일 9:00-19:00, 주말 9:00-20:00 (계절별 변동)
✔️입장료: 성인 10,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자전거: 정원 내부는 자전거 출입 금지, 입구에 주차 필요
✔️주요 볼거리: 세계정원 구역 새롭게 리뉴얼, 한국정원, 호수정원, 습지센터
✔️편의시설: 전기차 셔틀, 관람차, 유모차/휠체어 대여 가능
✔️소요시간: 전체 관람 시 약 4시간, 주요 구역만 2시간
저희는 최대한 제 휴가와 아이의 학교 현장학습 일수를 활용해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지만요, 국내에도 가도가도 또가고 싶게 좋은 곳이 많아요. 그리고 어떤 테마로 여행을 계획하는지에 따라 볼수있는 것과 경험할수 있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한번쯤은 아이와 자전거로 떠나는 여행 추천합니다.